로맨스판타지 웹툰은 원래 그림체가 예뻐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림체가 예뻐야 남자 주인공이 등장했을 때 첫눈에 반할 수 있고, 그 남자주인공이 주인공에게 매몰차게 대할 때도 용서가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림체가 예쁜 로맨스판타지 웹툰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체의 많은 로맨스판타지 웹툰들이 있었지만 그 중 "엄마가 계약결혼했다"라는 웹툰이 가장 제 눈에 띄어 소개를 드리고자 합니다.
'창백한 말'을 그리신 추혜연 작가님이 그림을 맡고, '나는 이 집아이', '시그리드', '녹음의 관' 등 유명한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많이 쓰신 시야님이 스토리를 쓰신 웹툰입니다. 2023년 2월 18일 현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중인 웹툰이고, 29화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무료로 3화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줄거리
술고래 어머니와 함께 빈민가에 사는 리리카 반스는 가난하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한 소녀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어머니가 갑자기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리리카에게 무관심하거나 리리카를 짐덩어리 취급하던 과거와 다르게 리리카를 챙기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더니 황궁무도회에 가서 폐하를 만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합니다. 리리카는 어머니가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실제로 어머니는 황궁 무도회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황제를 만나 계약 결혼을 하게 되고 리리카 역시 덩달아 황궁으로 가게 되고 여러 사건들을 겪게 됩니다.
그림체
추혜연 작가님은 '창백한 말'에서도 그림체가 예술적이었는데 '엄마가 계약결혼했다'에서는 거의 예술작품과 같은 퀄리티의 작화를 보여줍니다. 전체적인 색감이 엄청 화려합니다.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체지만 오히려 너무 화려해서 '눈이 아프다', '작품에 몰입이 덜 된다'는 댓글도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초반부에는 다소 암울한 분위기와 상황이었기 때문에 작품 분위기와 맞지않는 그림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화려한 황궁생활과는 잘 어울리는 색감과 작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오는 인물들 중에 엄청 아름답거나 잘생긴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추혜연 작가님은 예쁘고 잘생긴 인물들을 잘 살려 그리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가님이 평범한 인물, 못생긴 인물들을 그린다고 어색한 그림이 나오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저렇게 그림을 잘 그리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스토리
주인공의 회귀라는 로맨스 판타지의 공식 중 하나를 벗어나서, 내가 아니고 우리 어머니가 회귀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러면서도 클리셰를 완전히 벗어나지 않고 재미있게 비트는 센스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회귀해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어머니를 보는 딸의 황당한 심정을 잘 그려낸 듯 합니다.
그나저나 기억이 남아있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자신에게 신세한탄만 하고 일은 하지 않고 술만 마시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하루아침에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한들, 결론적으론 어머니가 회귀 후 마음을 고쳐먹고 리리카를 황녀 신분으로 올려주었지만 충분히 리리카는 어머니를 미워하고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작품 속 리리카는 참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도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리리카가 좋습니다.
그리고 빈민가의 소녀에서 황녀로 극적인 신분상승을 이루었지만, 일부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과 무시에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는 상황 역시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습니다. 정작 리리카와 가족이 된 황제와 그 측근들, 그리고 리리카의 담당시녀는 리리카의 순수하고 착한 본모습을 알고 리리카를 아끼고 챙기는 모습을 보이지만 말입니다. 시야님이 쓰신 또 다른 소설 '시그리드'와 '나는 이 집아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도를 본 것 같습니다. 가족들처럼 주인공과 가까운 이들은 주인공을 아끼고 주인공의 편에 서고 외부의 수많은 주인공을 해치려는 위협에 맞서 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 곁에 가까운 내 편이 있으니 조금은 안심하고 소설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야님의 원작소설을 보지 못해서 아직 초반부만 본 상태이지만 반짝반짝한 그림체와 기존의 클리셰를 비틀어 개성있는 스토리가 인상적인 웹툰 "엄마가 계약결혼했다"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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